[lionel_p님의 축전] そして..きみのために..
そして..きみのために..
by lionel_p
" 자.. 안녕. "
표정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 뭐..?"
믿을 수 없었다. 갑자기 안녕?
" 안녕.. 이라고요. 귀를 먹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레노는 다시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리고 다시 활짝 웃어줬다. 저 미소는 뭐란 말인가? 지금 염장 지르나?
방금.. 아니 바로 어젯밤까지만 해도 사랑한다고 말했잖아?!
그런데 안녕?
아무리 숨기려 해도 소용없었다. 자존심이 뭉개지는 느낌을 받는걸 숨길 수 없었다. 루퍼스의 조각 같은 얼굴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나 싶더니..이내 그 변화는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게 되어버렸다.
심하게 미간에 주름이 가고, 한쪽 눈을 가늘게 뜨고 반대쪽 눈은 상대를 경멸한다는 듯이 똑바로 응시하면서 입 모양이 뒤틀려 버렸다.
" 에..? 표정 좀 보게.."
지금 표정이 문제냐! 너는 내 자존심을 뭉개버렸잖아!
어제까지만 해도 평생을 걸고 나 하나 만이라고 속삭였잖아!? 그런데 뭐라?
안녕..?!
" 나가게."
레노는 루퍼스의 표정을 살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서 버렸다.
" 네엡. 알겠습니다. 뭐.. 마지막인데..잘 지내십시오."
루퍼스는 레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건방지게 한 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반대쪽 손을 들어 건들건들 인사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이리보고 저리봐도 밉상이다.
" 아..!"
레노는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난 듯이 흔들던 손을 멈추고 검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몸을 빙글 돌려서 루퍼스를 바라봤다.
" 나는 이 일을 계기로 감봉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어요~!"
" 나가! 나가란 말이야!!!"
루퍼스는 책상에 있는 만년필을 집어 던졌다. 마치 속도와 거리를 계산한 듯한 동작이었다. 아주 정확히도 레노의 발 바로 앞에 툭! 하고 떨어졌다.
" 어랍쇼~! 소도 때려잡겠구마인~!!"
" 꺼져~!! 제발 꺼지란 말이야~!!!"
이상하게도 밉상인 녀석은 마지막이라고 말하고선 계속해서 그 자리에 서 있다.
결국 루퍼스의 숨이 고르지 않게 변해버렸다. 씩씩대는 황소같은 숨소리가 났다.
" 에고마..더 있다가는 투우 생쇼를 보겠구만. 자. 알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젠틀맨!"
레노는 이 사회에 살아남은 제비들이 그러 듯이 한 팔을 들어 빙글 돌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가히 볼만한 광경이다. 저런 여유라니. 루퍼스의 심정으로는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다.
레노는 사장실을 빠져 나왔다. 어제는 루퍼스가 싫다고 우기는데도 불구하고 스릴이니 로맨스니 따지면서 사장실에서 청춘을 불태웠다. 오히려 쉬웠다. 루퍼스의 오피스텔에서 작별인사를 하는 것은 좀 끔찍했다. 이곳은 공용의 건물이고..그곳은 루퍼스만의 건물이니..그 만큼 레노에게는 지옥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혹은, 루퍼스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길어진다는 이점이 있기는 해도..왠지 깔끔한 이별을 위해서는 사장실이 좋다고 생각해서 어제 젊은 사장을 완전히 넉다운 시켜버렸다.
사장은 예쁘다. 도도한 척 해도 절정의 순간에는 (레노의 표현을 빌리자면)사슴과 같이 예쁜 다리를 자신의 허리에 감고 묘한 소리를 낸다고..그래서 레노의 청춘에 불을 지피곤 했다...는데..?
어쨌든..레노의 사장은 예쁘다. 픽~! 하는 비웃음만으로도 레노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레노의 청춘에 불을 지핀 대가로 흐트러져 버리면 레노는 흐트러진 루퍼스를 보고 더 타오르는 청춘을 잠재우느라 애먹는 게 일상이었다.
그렇지만..이제 안녕 이다.
그래.. 작별이로군. 누구의 ..흘러나오는 노래가사처럼 이별은 쉽지. 눈 한번 딱 감으면 끝나는 거잖아?!
그런데 다리의 힘이 풀렸다. 시원하다는 듯이 웃어 보이려 했는데, 흉하게도 눈썹은 쳐지면서 입끝이 부들부들 떨린다. 이러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쿨 댄디 처럼 웃으면서 끝내고 싶었다. 루퍼스앞에서만 가능했다. 문을 나서는 동시에 의지는 모두 무너져 버렸다.
" 잊자. 잊는 것이 최고다!!!! "
레노는 슈퍼맨처럼 팔을 위로 쭈욱 올리면서 소리쳤다. 그리고 못내 아쉬운 듯이 더 크게 소리쳤다.
" 아자~~~~~!!!!!!!!!!!!!!!!!!!"
타앙~!!!! 사장실에서 샷건소리가 났다.
아마도 아자~! 소리를 듣고 불 받아서 쏴대는 샷건이려니..어쩌겠는가..? 지금 심정 같아서는 차라리 샷건에 맞아죽고 싶다.
하지만 사장!
당신은 대기업의 사장이니~! 호모는 안되짐시롱~!!!
레노는 눈을 감았다. 태연한척 해야지. 그런데 다리가 후들후들..
겨우 빠져나왔다. 그리고 휴게실로 향했다. 흐음.. 어디 보자. 지금 보니 담배를 꺼내쥔 손도 흔들리는군.
정말 볼만하다. 함께 보길 권하고 싶다.. 가 아니라.
어쨌든 레노는 떨리는 손으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자신의 속만큼이나 담배가 빨리 타 들어갔다.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말하고 싶다. 사장~! 이것은 당신을 위한 일이었어. 그러니까 당신이 나를 원한다고 말을 하면 다시 게임셋이야! 우리 이런 지루한 게임은 접어 버리고 다시 어제와 같이 청춘과 스릴의 밤을 보내자고~!!!
하지만..하고 싶지 않다.
프레지던트는 신난다는 듯이 아들을 위해서 신부를 고르고있고, 여느때와 같이 신부들은 그 예리한(빌어먹을)통찰력으로 루퍼스에게 묘한 취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우는 척하며 속으로 욕을 퍼부으며 떠나갔다.
더 이상 볼 수 없다! 사장 당신도 2세를 봐야지.
당신을 닮은 아이는 예쁘겠지. 그..토끼같은 눈과..
섹시한 입술을 닮아 태어나길 바래. 으음.. 그리고 그 도도함도.. 아아..또 뭐가 있더라..너무 많아서 머리가 어지럽군!
레노는 고개를 저었다.
그만 하지.
내가 먼저 잊어야..사장도 잊겠지.
거 봐라.. 내가 안녕이라고 말하자마자 속도와 거리를 계산해서 만년필을 던지질 않나..
밖에서 듣기 싫은 소리가 난다고 샷건을 갈기질 않나... 그게 어디 수냐? 괴팍...
괴팍하면 어떤가~!! 외모가 끝내주지 않나~!완전 사장 나이스 바디~!! 아닌가.. 이히~!
그만..~! 제발 그만 두고 싶다.
생각하면 할 수록..미워 하려하면 할수록 빠져든다. 마치.. 구렁텅이..아니 사랑의 늪..과도 같았다.
그래. 신라를 빠져나가자.. 지옥과 같은 밤을 보내고 나면 모든게 정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기를 바랬다.
주변에 포장마차가 있으면 가서 궁상이라도 떨겠지만, 레노가 택한 것은 턱스가 자주 찾는 쥬논의 바를 찾았다.
아무도 없었다.
있었으면 쫓아냈을지도 모른다. 자..레노가 무슨 방법으로 손님을 쫓아내는지는 서로 묻지 말도록 하자.
생각만으로도 골 아프고 쓰고 싶지도 않은 장면이다.
그 무렵, 루퍼스는 사장실의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아마 이 모습을 보면, 어김없이 달겨들 늑대가 있다. 누군지 밝힐 필요도 없다. 턱스 통 털어..아니 신라 통털어 그런 철가면은 한명 뿐이다. 바로 레노니까.
" 루퍼스님.."
엉망이 된 사장실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꽤나 허스키 보이스였다. 아..루드로군.
" 무슨 일인가..?"
" 괜찮으시다면 잠시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 뭔가.."
라고 묻고는 있었지만 루퍼스는 고개를 들어 상대를 응시하는 예의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거의 엎드려서 말을 들을 심산인 것 같았다.
" 레노가..."
" 뭐! 뭐 말인가~!!!"
레노가 특효약인지도 모른다. 레노라는 한마디에 늘어져 있던 루퍼스의 몸이 생기를 찾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튀기듯이 발딱 일어났다.
마음 같아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젖고 싶었다. 루드가 보기에는 레노나 루퍼스나 지능수준은 거의 비슷해 보인다.
어른인척 하지만 아이 같은 성격의 루퍼스나, 아예..'나는 미성숙아에요~'라고 써 붙이고 다니는 놈이나..;
" 레노가..지금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 괴로워? 대체 뭐가..?"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자신이 더 괴롭다고 우길 참이다. 참으로 아이같은 루퍼스다.
루드는 뻔히 보인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가 떴다. 달래기 힘들다. 하지만 쉽다.
아이라는 것들...
" 그러니까... 레노는...."
" 에라이~! 죽어~! 이 세상의 연인들은 모두 없어져야 해~!!"
바텐더는 레노를 바라봤다. 제 정신이라고 생각하는 때는 거의 드물지만..오늘은 도를 넘었다.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 야~!너 사랑이 뭔지 알아? 그거..잘 살아 보세 아니야. 이 천재 레노에게 최대의 관문은 사랑이란 말이야~! 히끅~!
니~! 그래 너어~! 아느냐고~!"
무시하자.
라고 바텐더는 생각했다. 상대하면 피곤하고.. 대화하면 짜증나는 상대다.
봐라.. 대칭으로 난 상처부터가 엽기적인 녀석 아닌가..? 게다가 턱스라니. 완전히 저것이야말로 설상가상이다.
" 잘..도 놀고 있군."
" 뭬야~!!!"
루퍼스였다. 레노의 눈이 휘둥그래 벌어졌다.
" 사.. 사장님..?"
" 뭐가 사장님이야..? 아직 버젓하게 아버지가 살아 계시는데. 바텐더..퍼지 네이블."
" 에~!!먹어도 꼭 자기 같은거.. 아예 우유를 먹지 그러슙까?"
" 그게 무슨 말버릇인가?! "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른다. 바텐더는 눈치를 보고 있다.
" 바텐더.. 바카디로 주게."
단세포.. 사장이란 녀석도 단세포의 극치다.
퍼지네이블 마신다고 욕하자 마자..술의 종류를 바꾸나!!!!
루퍼스는 멋지게 스트레이트에 성공했다. 아직도 분위기파악 못하는 레노.. 박수친다.
" 오오오올~! 사장 쥑이는데~!!"
맞장구 치는 것일지도 모른다..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루퍼스의 눈에 자신감이 가득하다.
루퍼스는 기분이 좋은지 레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 자..가지."
" 무슨 말이에요. 끝났다고 했잖습니까.. 미련 없어요."
레노가 고개를 돌렸다. 방금까지의 장난기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너무도 진지하게 변해버려서 바텐더는 또 한번 멈추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인가..
" 농담하지 말게. 일어나."
" 대체 왜 이래요! 아 사람 되게 구린 사람일세! 끝났다고 몇번을 말해줘요! 나는 흥미없다니까!"
어깨에 올린 루퍼스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벌떡 일어났다. 멋지게 나가야 한다. 자신은 멋지게 보여야 했다.
그래서 루퍼스가 자신을 미워하며 지워버려야 했다.
그런데..바닥이 다가왔다. 제길!
바로 코에 바닥의 느낌이 났다.
그런데..도령... 참도 예쁘군.
"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도 전 애인이 쓰러졌는데..그딴 웃음소리가 나냐! 그래~ 그딴 식으로 해라. 내게는 그 편이 더 좋아!
레노는 벌떡 일어나서 코피를 훔치면서 밖으로 나갔다.
루퍼스는 문득 레노가 술값을 계산하지 않고 나간 것을 알았다. 설마.. 아니겠지. 설마 .. 의도적인 것은.. 그만두자.
어쨌든 루퍼스는 술값을 계산하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도 제자리걸음인가..
레노는 비틀비틀 그 넓은..마치 도로와도 같이 넓고 길게 펼쳐진 길을 걷고있었다.
" 레노!"
루퍼스가 불러세웠다. 서지 않았다. 마주 볼 자신이 없었다. 레노가 멈추지 않아서, 루퍼스가 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벽에 레노를 몰아세웠다.
" 어딜 도망가나. 자네의 얕은 생각은 다 걸려버렸는데."
" 무슨.."
빠져나가려는 레노를 잡아서 키스했다. 우습게도 레노는 자신의 입술을 감싸오는 루퍼스의 입술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마한 테크닉으로 루퍼스의 다리에 힘을 풀어버렸다. 루퍼스가 간신히 자신의 대사를 위해서 입술을 떼고 나서야 레노는 불쾌하다는 듯이 인상을 쓰면서, 빠져나가려 했다.
" 얕은 생각하지 말게. 안 놔 줄거야. 나를 싫어한다 해도 이젠 놔주지 않아. "
" 뭐라 말하는 거에요!"
" 아니.. 조용하게. 자넨 내거야. "
레노는 어이없다는 듯이 루퍼스를 바라봤다.
" 내 2세는 내 관할이지..자네 사정은 아니잖나? 나는 자네와 함께 살거야. 뭐.. 궁하면 입양시키지 뭐."
" 네에..?"
" 입술이 젖어서 예쁘군. 키스해도 되겠나..?"
다가오는 루퍼스를 간신히 손으로 막았다.
" 아..참.. 진짜."
뭔가..정신을 차릴 새가 없었다. 어랏? 하는 사이에 위치가 바뀌어 있었다.
" 꼭 대사는 자신이 공인 것처럼 한다니까..!"
그리고 레노의 얼굴이 루퍼스의 시야에 가득 찼다. 그의 감은 눈이 보였다. 그리고 입안에 레노의 알콜에 젖은 혀가 느껴졌다. 기분이 좋았다. 루퍼스는 팔을 들어 레노를 껴안았다.
그리고 얼마 후 레노가 루퍼스에게서 떨어졌다.
" 루퍼스님.."
" 음...?"
루퍼스의 눈은 레노에 대한 사랑으로 젖어있었다.
" 있지요. 왜 키스하고는 서로 껴안아야 합니까? 우리 이번에는 키스하고 서로 밀어줍시다."
" 뭐..?"
루퍼스가 대답하기도 전에 레노가 루퍼스의 입을 구속해 버렸다.
" 흐읍..!"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달콤한 키스를 한 뒤에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루퍼스의 어깨를 세게 밀어버렸다.
대책 없는 녀석이다.
입에는 가득 미소를 머금고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하다.
이것이 자신이 사랑하는 레노였다. 가끔..이 아니라 일상이 어처구니없고 당황스럽기 짝이 없지만 어느새 함께가 아니면 안되게 되어버렸다.
이런 엽기적인 녀석이게 길들어져 버렸다.
루퍼스는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 그만 밀게!"
그리고 팔을 들어서 레노와 똑같이 그의 어깨를 밀었다.
" 어쭈우..? 사장 해보겠다는 겁니까?!"
그래... 자네의 장난이라면 얼마든지 받아주지.
lionel_p님의 소설 축전입니다.
관리인은 lionel의 독특한 캐 설정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은 편인데, 저 대책없는 장난끼로 무장한 레노는 정말 매력적이지 싶어요.
키스하고 서로 밀어주자니. 정말 밑도끝도 없을 정도의 창의력 아닌가요?
키스하고 나서 서로 밀치는 두 사람 너무 귀여워요. 웃음이 나올 정도로.
lionel님, 귀엽고 사랑스러운 레노루 소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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