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에어리스는 그리고 싶은게 명확했다. 그냥 레퍼런스 보는순간 아 이거 에어리스로 너무 그려보고 싶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게 없었지...
하지만 탐나는 포즈는 있더라.
이번의 원본 포즈는 이것이었다.
여전히 이거 적응 안됨. 레퍼런스랑 나란히 그림 놓는거 되게 민망함
레퍼런스의 복장이 블랙이라, 이걸 주름 보고 그릴수 있을까...? 싶었다. 특히 오른쪽 다리 아래쪽은 거의 짙은 그림자로 가려져 있는 상황이라 괜찮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포즈가 너무나 탐이 났기에, 도전.
그렇게 나온 러프가 되게 취향이었다. 놀랍게도 얼굴이. 근데 이게 그렇게 뒤통수를 칠 줄은 몰랐지...
러프는 상당히 빨리 진행이 됐는데, 보통은 얼굴에서 시간을 꽤 들이지만 희한하게도 한번에 취향인 얼굴이 나왔다.
아주 가끔 내그림 아닌거 같아... 싶은 그림이 나올때가 있는데 그런것도 아니었고 내그림 맞는데 취향인거.
그래서 나름 아 이제 저 각도 그리는데 좀 익숙해졌나? 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부터 시련이 시작됨.
익숙해지긴 뭘 익숙해져 한두번 그려봐서 익숙해지면 이렇게 고생도 안하지.
이거 진짜 되게 민망하고 웃기긴 한데 너무 고생을 해서 이걸 안 만들수가 없었음
왼쪽 위부터 스케치 > 1차 바탕 > 1차 바탕 수정 > 1차 바탕 재수정 > 뒤엎고 2차 > 다시 뒤엎고 3차(최종)
대체 뭔짓을 한거야? 싶게 이상하게 스케치에서 얼굴이 엇나가기 시작하는데....
원래도 글레이징 초보라 글레이징 바탕 깔면서 얼굴이 좀 바뀌긴 했다. 그래도 이렇게 심각하게 못생겨진건 처음이라 진짜 때려치고 싶었음.
지금도 이유가 뭔지 모름. 바로잡아보겠다고 리퀴파이 썼더니 더 심각해짐.
스케치를 3회 이상 로드해서 다시 바탕을 얹기는 진짜 처음이었다.
내 짧은 글레이징 인생(1년차)에서 진짜 처음이었음.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살아났다.
지금도 솔직히 저 마지막엔 어떻게 저걸 제대로 칠했는지 의문이긴 함.
저게 될거였으면 그 이전에는 왜 안됐는지도 의문임.
진짜 그리기 싫었다. 원래 얼굴이 잘 나와야 나머지도 할맛이 나는데 얼굴부터 망했어 싶으니 아무것도 하기 싫어짐.
그냥 적당한 수준에서 엎어버리고 다른거 찾아 그릴까 싶었는데 그러기엔 포즈가 맘에 들었고, 스케치로 나온 얼굴도 맘에 들었음.
어떻게든 저걸 살려야 잠이 올 거 같았음.
일주일짜리 그림에서 3일을 얼굴에 매달렸으니 반 가까이를 얼굴에만 시간을 쓴거임.
러프 하는데 하루, 스케치 하는데 하루, 얼굴 수정에 사흘...
하루에 그림 그릴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서너시간인데 그 서너시간이 길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거 그리기 싫었음.
얼굴 해결되기 전까진.
원래 처음 러프에는 겉바지(...라고 해야하나 그 나풀나풀한거)도 없었고, 상의도 원본과 같았음.
그런데 이왕 흰옷으로 갈아입히는거 디폴트 입히자 해서 일단은 상의를 수정했고 바탕이 다 깔린 후에야 겉바지를 따로 그려 입혔음.
얼굴 문제가 해결되자 급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이거저거 하기 시작함.
자료 찾아다 부츠도 그리고, 단추도 그리고, 겉바지도 그려 입히고 기타등등.
부츠 그리는거 재미있었다.
그렇게 이틀정도 옷 보수를 하고 입힐거 입히고 색입히기에 들어갔음.
바탕작업 하느라 원본의 색감을 최대한 밝게 빼서(주름 봐야하니까)작업하다 색빼기 전 원본을 보니 생각보다 색감이 진했다.
그래서 색 입힌거 복제해서 어둡게 만들었음. 작업할때는 꽤 어둡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컴퓨터로 빼오니 그렇게 어둡지도 않아서, 더 어두울걸 그랬나... 싶었지만
아쉽게도 수정하기엔 해당 레이어를 합치며 투명도가 고정되어버림... 복사해서 겹치면 되기야 하겠지만 굳이...? 싶어 그냥 뒀다.
아무튼 얼굴을 그릴때 그렇게 개고생을 해놔서 그렇잖아도 얼굴에 집착하는데 집착이 심해져 이런게 나옴.
왼쪽부터 원본에 가깝게 역광, 가운데 역광 멀티플라이 씌우기 전, 오른쪽은 그냥 해보고 싶었던 나무 그림자. 뭔가 어설픔.
이걸 원래 블로그에 올릴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서 작업란에 그대로 올려버림. 그래서 이건 용량 차지하지 않게 복사해 붙였다.
지금 업로드하면서 보니 생각보다 입술 색감이 진했구나...
아이패드 색감이 컴퓨터보다 밝은 모양이다.
가운데 원본이 패드서 볼때에는 뭔가 반짝반짝 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런 느낌은 없네.
그리고 오른쪽 저 그림자... 저건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사람이 나무그늘 아래 있으면 그림자 어떻게 지는지도 좀 찾아봐야 할듯.
뭔가 되게 어설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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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에 배운거.
스케치 똑바로 하기. 스케치 지키면서 바탕 깔기. 바탕 깔다가 스케치 무너져도 멘탈 잡기.
역광의 하이라이트는 아예 하얗게 빼도 예쁜거 같음. 그냥 감상이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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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때 내내 원본을 옆에 띄우고 모작처럼 그렸는데 지금와서 체격 되게 크게 그렸다는걸 깨달음ㅋㅋㅋㅋㅋㅋ
체격 비율 맞추는거 너무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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