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운걸 따지자면 한도끝도 없지만 그중 하나 부러운게 빛 잘 쓰는 사람.
이건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도 아니고 일단 빛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뭔가를 흉내내 보기로 했다.
지난번 사장 반쪽모작 할때도 어영부영 푸른빛을 따라그리긴 했는데 뭔가 껄적지근... 여전히 이거 아닌거 같고 막 그러던 와중에 눈에 띄던 사진이 있었더랬다.
그래서 다음번엔 이걸로 하자고 생각했다.
참고이미지의 분위기로 떠오르는 인물이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게 에어리스. 에어리스만큼 딱 어울리는 캐릭터도 없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 선정까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이게 레퍼런스 이미지. 지금 생각하면 간이 배밖으로 나왔냐 싶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빛의 색감을 공부하고 싶어서 고른 이미지라 처음엔 글레이징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막바로 색을 발랐으나
폭망.
그래서 그때부터 꾸역꾸역 밑색을 바르기 시작했다. 어쩌면 글레이징으로 색을 겹치다보면 비슷하게나마 할 수 있지 않을까.
결론은 그런거 없다...는거.
뭐 그래도 그릴때 재미는 있었으므로 이해도와 공부가 얼마나 되었는지와는 별개로 의미가 있는 그림이었다.
캡쳐본... 을 굳이 홈페이지에 올리진 않겠지만 나름 저 백마도사 후드의 저 삼각형? 그거 레이스로 만드는 것도 재미있었다. 너무 어두워서 다 묻혔긴 한데.
색이야 처음부터 못하겠지 생각하고 그린거긴 한데 복병이 하나 더 있었다.
체격.
이거 전부터 문제인데 배움이 모자라 나아지질 않음...
보기좋은, 균형잡힌 체격을 도무지 모르겠는데 줄창 그려대던 남자도 모르겠는데 여자는 더 모르겠어...
책보고 이정도. 라고 체크하고 자기 그림으로 다시 돌아오면 적용이 안되는거 ㅋㅋㅋ
얼마나 그려야 고쳐지는건가 이건.
이걸 랩탑으로 올리고 있는데 놀란게 폰이나 패드에서 보던 색감에 비해 훨씬 밝아서 놀랐다. 바탕의 빛무리 브러시가 이렇게 잘 보일 줄이야.
사실 더 어두웠어야 하는데. 에어리스 말고 배경이.
이번에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레이어 모드를 스크린 오버레이 등으로 맞춰 그걸 겹치다보니 합쳐진 이미지에서 크랙이 나타났다.
어두운 그림자 영역이 모자이크처럼 깨져 보이던데 레이어 속성 작작 써야할듯. 아니면 레이어를 쌓는게 잘못되어서 합치면서 문제가 발생했나? 싶기도 하고.
레이어를 합쳤을 때 레이어 속성이 묻히는건 그간 많이 봤는데 이렇게 깨지는건 처음봤다.
그래서 그림을 크게 보면 녹색부터 푸른색까지 진짜 다양하게 크랙이 생긴걸 볼 수 있다.
너무 심한 부분은 문지르거나 색을 덧입혀서 완화시켜줬지만 이미 지저분해져서 큰 의미는 없는듯.
입술색이 너무 진해서 마지막에 흐리게 수정하느라 하루 더 걸렸다.
확실히 연한쪽이 마음에 든다.
타임랩스를 보면서야 깨달은건데 이 그림이 생각보다 리퀴파이가 많이 쓰였다. 특히나 이마 볼륨감이나 턱 길이 조정등에 많이 쓰였음.
늘 글레이징 바탕깔면서 얼굴 대규모 수정이 들어가는듯. 그게 스케치땐 괜찮아 보였는데 대체 왜.....
마지막 날에는 입술색 수정과 머리칼 디테일 등에 30분.. 정도 더 소요하느라 완료가 하루 미뤄졌다.
이거 수정하는데 뭔 하루냐 걸리냐고 하겠지만 사실 저거 하나 수정하고 SOP하고 놀았다... 직업별 옷 갈아입히기가 아주 재밌음
어차피 액션게임 게임치라 잘 하지도 못하는데 이런 소소한 낙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은.
사실은 그것도 그거지만 원래 그림그리고 하루 묵혀뒀다 올리긴 한다.
당일에는 눈이 썩어서 괜찮아 보이던게 하루 지나면 껄쩍지근해서 수정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꽤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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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그림은 반쪽모작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데
이 사진의 최고 장점이자 이 사진을 참고자료로 고르게 한 빛의 색감을 전혀 비슷하게도 못 따라해봤기 때문...
실은 어떻게 하는건지 감도 안잡힘.
그래도 재미있긴 했다. 진짜 처음에 색 막바로 발랐을때는 완전 호러였어 ㅋㅋㅋㅋ
진지하게 때려칠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스케치가 마음에 들게 나왔어서 어떻게든 끝까지 그려봤다.
빛 색감 못 살려서 그냥 포즈보고 그리기 수준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뭐...
언젠가 그릴수 있게 되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그린 기간은 15일~21일로 6일간. 패드 배터리 문제로 길어봐야 작업시간 하루 4시간. 보통은 2~3시간 정도.
보고 그리는거고 적어도 스케치 단계에서 구상한다 뭐다 삽질할 이유도 없는데 좀 더 빨리 끝났으면. 3,4일에 하나씩 그릴수 있음 좋겠다.
아... 타블렛으로 그리면 배터리에 구애받지 않게 되어서 오래 그릴수 있겠구나...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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