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니까 꽃을 그릴까 하다가 왜 이쪽으로 샜는지 기억도 안남.

그냥 꽃 뭐 그릴지 서칭하고 다니다가 매인지 늑대가 눈에 띄었던 걸로 기억함. 
그래서 급 영화 패러디가 되었다.

레이디 호크는 어렸을 때 어떤 만화의 모티브가 되는 영화라고 해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뭔가 아련하고 그
'항상 곁에 있지만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음. 
본 지가 워낙 오래돼서 영화 내용도 기억이 안나고 뭔가 화자 역할의 소년이 있었던거 같은데 잘 기억 안나고... 대충 그 이미지만 머릿속에 남아있는 상태.
언제 기회되면 한번 찾아보고 싶다.

뭐 아무튼 그래서 컨셉은 잡았고,
지난 한달 내내 사진 따라 그리면서 속도좀 붙었네~ 했기 때문에 아무리 창작이라도 열흘주면 끝날줄 알았다.
안 끝나 ㅋㅋㅋㅋ 일주일에 한장씩 나왔었는데 이거 19일 걸렸어 ㅋㅋㅋ
1일부터 시작했는데 마무리 해서 카드 모양으로 뽑는거까지 다 해서 19일에 끝남 ㅋㅋㅋ

주제파악을 잘 합시다.

뭐 아무튼 1일부터 스케치하기 시작했다고 일기에 써 있다. 2일부터인줄 알았더니 1일에 그렸던 꽃 러프가 지지리도 마음에 안들었는지 바로 시작했었나보다.

 


올리긴 이렇게 올렸지만 이미지가 청이 먼저 떠올라서 청부터 러프에 들어갔었다. 
마지막까지 사장은 이미지가 안 잡혀서... 솔직히 지금도 저 포즈 불만임.

메모는... 그냥 해보고 싶었다. 사실 그림 그리고 그날 그린 그림으로 일기를 쓰기 때문에 굳이 레이어에 저난리를 칠 필요가 없었는데 그냥 하고 싶었나보다.

둘 다 러프 마쳤을 때 얼굴'은' 마음에 든게 웃김 ㅋㅋㅋ


늑대나 매를 그리는 날이 올거라곤 상상도 못해봤기 때문에 이 털짐승들을 어쩌면 좋은가 걱정이 들긴 했다...
위안이 됐던게 아마 이무렵부터 그리기 시작한 우리집 강아지 러프스케치 였던거 같다.
강아지 그리고 있으니 늑대도 그릴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리고 이건 디지털이잖아 프로크리의 브러시가 어떻게든 해줄거라며...


 

매 파트의 매가 모양을 갖춘게 지금도 신기함. 솔직히 첨엔 어떻게 봐도 비둘기...(그것도 눈이 이상한)였는데 어떻게 어떻게 그럭저럭 매 같아졌다.
아직도 날개의 가장 큰 깃은 웃기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기운이 다 빠져 그 부분을 어떻게 해볼수가 없었음.

청 파트의 밑색을 다 깔고 나서 사장 밑색을 깔기 시작했다. 둘 다 밑색을 같이 깔아놓고, 가급적 컬러하는데 둘의 시간차가 벌어지지 않아야 했다.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컬러하는 법을 기억을 잘 못해서... 두개가 세트인데 영 다르게 칠해지면 웃기니까 ㅋㅋㅋㅋ

 

사장의 저 장식 앞머리? 저거 지저분한거 신경쓰이긴 함... 근데 귀찮아서 끝까지 막 전투적으로 다듬진 않았음. 

늑대... 인데 늑대가 아니라 약간 여우같기도 하다... 
개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개를 많이 보니까.. 우리집 개는 저것보다 백만배 사랑스럽지만 뭐 아무튼.


아. 사장의 의상은 FF오리진의 의상 두개를 섞었다. 기본적으로 상의는 더스크 자켓을 흰색으로 바꾼 모양 이지만 가운데 버클 부분은 임페리얼 코트, 부츠는 임페리얼 그리브에서 따왔다.
사장은 두가지를 내맘대로 섞었지만 청은 거의 갤런트 슈트를 보고 그렸다. 갤런트 슈트보다 약간 털이 더 많고 목부분이 라운드가 아니긴 하지만... 
더불어 오른손은 매 때문에 어쩔수 없이 저런 장갑을 그렸다. 아무리 저게 사랑하는 사람이 매로 변한거라고 해도 발톱까지 부드럽진 않을거 아님...
이거 그리자고 생각했을 때부터 그럼 복장은 오리진에서 가져와야지 했기 때문에 오리진 틀어놓고 열심히 캡쳐해서 써먹었다.
판타지 복장 그리는거 재미있었음. 잘 그렸음 더 재미있었을 테지만 뭐 그래도 ㅋㅋㅋ 늘 정장에 현대복 그리다가 이런거 그리는거 좋네~ 싶었다.

 

청의 저 어깨의 털은 나름 사장 파트의 늑대를 그리는 데 용기를 주긴 했다 ㅋㅋㅋ 털 이렇게 그림 될지도...? 싶어서 ㅋㅋㅋ
 

위와 비교해 봤을때 색감 예쁜거 보면 보정의 힘은 대단하구나 싶은거... 

청은 최대 난관이 색감이었다. 처음 그릴때는 맑은날을 그리면 너무 뭔가... 즐거워 보일거 같아서 흐린날 그려야지 했더니 너무 우중충해...
거기다 스킨톤을 영 잘못 잡아서 얼굴이 누렇게 떠보이는 현상까지. 사실 청뿐만 아니라 사장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사장은 밤분위기 낸다고 진땀을 뺐다.... 그리고 여전히 뭔가 맘에 안들지.

청 파트에서 보정의 중요성 말고도 배운게 있다면 스킨톤을 너무 어둡게 쓰지 말고 가급적이면 밝고 붉게 쓰는게 예쁘다는 거. 
청이 아무래도 공이시라... 피부톤이 좀 어두웠었는데 그렇게 하니 우중충하고 무거워지더라. 빛을 좀 넣고, 생각했던 피부톤보다 붉게 쓰고 나서야 겨우 마음에 들었음. 
 

청 파트때 배운게 있기 때문에 사장 피부색도 평소보다 붉은편인데 사장은 원래 청보다 피부톤이 밝았으므로(외근없는 임원직ㅋㅋㅋ)전반적으로 밤 레이어 얹기 전까진 꽤 화사했다.

사장 파트에서 밤 톤 까는거 다음으로 고난이었던 털그리기. 털 잘 못그려.... 라기보단 그려본 적이 없음... 저걸 어떻게 일일이... 했는데 일일이 그었다.
밤 분위기로 블루톤을 깔아주니 저 고생한게 전부 날아가서 가슴이 아프긴 하지만.. 그리는데는 재미있었음. 나름 그래도 어떻게 덜 묻히게 하려고 밤 톤을 너무 어둡지 않게 깔긴 했다. 
그래도 여전히.. 밤같지 않고 뭔가 껄쩍지근함. 이 부분은 참고할만한걸 찾아도 잘 모르겠고... 해서 그냥 적당한 선에서 타협했다.

지난번 호랑이때도 그랬지만 이번 늑대 역시 눈은 청 눈색과 동일. 
늑대의 눈은 처음 그려보는데, 사람과는 달리 뭔가 홍채가 더 둥근 느낌? 그런 느낌이라 재미있었다. 

사장 파트에서 제일 고생한건 밤 톤 잡는거긴 했는데 그것 외에는 콧날 그리는거 어려웠음. 콧날에 하이라이트 넣는게 막판까지 마음에 안들어서 진짜 수십번 고친듯. 
 

이렇게 많은 종류의 브러시를 그림 하나에 써본 적이 없다...

사장 파트에서 노가다에 쓰인 몇가지 브러시가 있는데 하나는 털 뭉치 잡을때 썼던 짧은털 브러시와 털 결을 마무리로 그릴때 썼던 소프트 에어브러시, 숲 속 흙 질감에 썼던 스프레이 대형노즐/털어주기 브러시, 나뭇잎 그리는데 쓴 스워드 그라스, 숲 덩어리에 쓰인 레인 포레스트... 청 파트에서도 레인 포레스트랑 스워드 그라스가 배경 숲에 쓰였었다. 
늑대랑 매만 해도 골때렸는데 숲도 그려봄 ㅋㅋㅋ 만족스럽진 않지만 경험이라 생각하는 중 ㅋㅋ
언젠가 잘 그리는 날이 오면 좋겠다


 

둘 다 보정레이어는 같은 보정이 쓰였다. 전반적으로 너무 매끈매끈한 게 맘에 안들어서 가장 상단에 타마르 브러시를 엷게 펴발라 질감을 줬다.
물론 홈페이지에 올린 사이즈로 보면 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개인적인 만족이다 ㅋㅋ
 

거의 다 그렸을 무렵에, 갑자기 타로카드 같은 거 해보고 싶어 해서 이런거까지 그려봤다.
늑대와 매를 그리는걸로도 모자라서 단순화도 시켜봤다. 나름 재미있었음.
원래 태양 이미지는 저게 너무 화려해서 달과 안 어울리길래 단순한 원을 쓸 생각이었는데 막상 이미지에 얹어보니 저 지글지글 태양(...)이 괜찮아 보여서 저걸로 쓰기로 했다.
웃기는건 저 지글지글 태양보다 옆에있는 점선 썬샤인 태양이 그리는데 더 고생했음. 심지어 대칭자를 썼는데도 그랬음. 선이 일정하게 안나와서...
 

그리고 마무리...
실제로 올라간건 청이 베이지 바탕이 올라가고 사장이 블루 바탕이 올라갔지만 어울리긴 그 반대들이 어울린다고 생각함...
둘이 바탕을 바꿨을 때 안의 그림이 좀 더 잘 보이는 느낌이라.

그런데 굳이 저렇게 쓴 건 그냥 그게 예뻐서.
사실 원래는 블루로 바탕을 깔 생각은 없었다. 둘 다 베이지로만 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이걸 만들어보니 너무 대비돼서 부담스럽길래 굳이 어두운걸 하나 더 만들어봤다. 
그랬더니 두개 다 쓰고 싶어져서 굳이 하나는 블루, 하나는 베이지로 따로 올리게 되었다. 만든거 아깝잖아... 귀찮은것도 참고 했는데... 매번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당하는 느낌임 

약간 올드한 느낌이긴 한데(뭔가 타로카드 디자인?)이런거 좋아함... 이런 취향임... 세기말 사람이라 어쩔수 없음. 내 덕질 황금기가 그 무렵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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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작업일지가 좀 긴듯. 추가사진도 많이 들어갔고.
처음 해보는 게 많았어서... 나름 메모할 것도 필요했고. 
일기를 따로 쓰고 있긴 한데 이거 역시 복사해다 일기에 붙일거라서.
아무래도 자판이 컴퓨터가 편하지... 그래서 글쓸땐 컴을 놓을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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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에 그린건 되게 간만에 내맘대로 뭘 그린거 같은 기분인데
지난달에 내내 사진보고 흉내내서 그리기 했으니 뭔가 내거 그린 게 오래됐어 싶었나보다.
솔직히 뭐 보고 그리는 것보다 훨씬 번거롭긴 한데..
그래도 재미있었다.

최근에 뭘 그리면 '그래도 재미있었네' 하는일이 많아지긴 했다.
저런거 그릴수 있을까...? 싶은것도 인내심으로 참고 그리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뭐가 되긴 한다는걸 작년 내내 배웠기 때문에
그냥 어거지로 참고 그리는 중. 그리고 그렇게 참고 그리면 나름 나중에는 재미있었다고 생각하게 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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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부터 4월 19일까지 그렸지만 중간에 이틀정도 쉬었다. 
이틀정도 쉬었고 17일까지 채색을 마쳤으니 대략 15일정도 그린듯. 
18일에 데코로 쓰일 태양들을 그리고 30분~1시간 정도 뭔가 맘에 안드는 그림 수정. 
19일에 최종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리기 전에 18일 올렸던 하이라이트 중 과했던 부분 좀 죽이고 바탕에 쓰일 빛 선들이랑 장식들 컴으로 작업.. 해서 
19일 걸렸다. 

근데 생각해보니 ㅋㅋㅋㅋ 그냥 지난달 뭘 보고 그릴때가 이상하게 빨랐던거고
작년까지도 뭐 하나 그리면 한달 이상씩 걸리고 그랬던거 같은데 ㅋㅋㅋ
고작 지난달 한달 좀 빨리 그렸다고 진짜 ㅋㅋㅋ 사람 마음 간사함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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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게 프로크리에선 선명하게 잘 보이던 그림이 이상하게 아이클라우드를 거치면 뿌옇게 보이는 느낌. PSD파일이니 압축이 일어나거나 하진 않겠지만... 일어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