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작이 그림이 느는데 참 도움이 많이 된대. 근데 모작은 너무 어렵고... 재미도 없고...
싶어서 모작을 반만 해보기로 했다.
최근들어 그리고 싶은건 따로 있는데 도무지 엄두가 안나서 못 그리는 일이 발생하다보니 그러는 동안 뭐라도 그려... 싶은데 또 그렇게 그릴건 생각이 안나더랬다.
딱 까놓고 말하면 꾸금이 그리고 싶은데 구도고 자세고 뭐고 하나도 생각이 안나니 머릿속이 멍해졌는데 그러고 멍때리는 시간이 아까우니 뭐라도 그리자 싶어서 그리고 싶은걸 생각해 봤더니 그건 또 없더라는거.
뭔.... 만화 원고가 하고 싶으면 콘티가 있어야 하고 그 이전에 그리고 싶은 뭔가가 있어야 구체화라도 시키는데 그런것도 없어, 뭐 그리고 싶은데? 하면 그냥 '좋은거요...'이러는 수준.
그래서 그럼 놀지 말고 뭐라도 그려. 작년에 겨우 배운거 다 까먹을라. 했더니 또 그릴만한걸 못찾아.
그래서 사진보고 모작을 해보자 했다.
근데 모작이란 원래 원본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똑같이 그리는 거라는데, 그러기엔 재미가 없어...
그리고 나 인물 똑같이 못그려...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어렵고 재미없으면 도망치게 된다. 그러면 안돼...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 취하자 했다.
레퍼런스 이미지는 이거.
핀터레스트 검색해서 찾았다. 선택 이유는 딱 하나. 흰 정장이어서.
이야 이거 엄청난 수치플이다. 원본 그림 아래 연습한 그림 올리는거 이거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거네... 작.. 작게 올리자 작게 올리면 좀 덜하려나
근데 그래봐야 모바일에선 그냥 크게 보일텐데;
스케치 간단하게 그려져서 좋았다. 얼굴도 자주 그리는 각도라 별로 헤매지도 않았고... 적어도 스케치때는.
원본을 검색해 옆에 띄우고 스케치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보고 그리기 시작했는데 뭐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뭘 보고도 못그려 ㅋㅋㅋㅋ
그래도 저건 요새 크로키한 덕인지 크게 헤매진 않았는데 진짜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뭘 보고도 못그리는듯 ㅋㅋㅋㅋ 이거 나아지긴 하는건가.
확실히.. 스케치에서 회색으로 글레이징 밑작업 했을때 진짜 누구세요임...
사실 이때 얼굴도 마음에 들었다. 근데 뭔가 계속... 눈 한쪽이 안 맞는거 같다는 강박에 시달리면서...
원래 목적이 옷주름 따라 그리기였는데 정작 복병은 따로 있었다.
사장 얼굴 세번이나 고쳐그림. 여전히 얼굴 각도 어려움. 늘 눈이 하나만 따로 노는거 같음. 미간 예쁘게 조정하기도 힘들어...
미간 넓은걸 좋아하긴 하는데 그렇게 그리면 또 너무 뭐랄까... 초식동물 되어버려서.... 그럭저럭 적당한 위치에 눈 그리는게 아직도 힘들다.
루미스식 헤드...는 이제 그럭저럭 좀 적용해서 그릴수 있게 되었는데 이거 적응하기 시작한 것만 해도 기적이지 싶다.
아마 올해 한것중 제일 열심히 한게 루미스식 헤드 적용이었을듯.
사실 지금도... 바로 위 그림이랑 완성본 얼굴의 차이를... 한번에 못 집어냄.. ㅋㅋㅋ 아 진짜 헛웃음이 다 나네...
안정감이 이게 좋아서 이게 선택되었다 뿐이지.. 사실 수정안 세가지가 전부 조금씩만 차이가 나서 눈썰미가 그닥 좋지 못한 내가 이걸 구분하려면 한참 들여다봐야 했다.
이게 최종본 얼굴균형이었다.
사실 얼굴 균형이 투시가 어떻게 들어가면 뭐가 어떻게 되고 이런거 어려워서 모르겠고 그냥 보기 가장 안정적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드는 걱정이 똑바로 보고 있나? 하는거. 아무튼 일단 이 그림은 이 수정안이 제일 마음에 들어서 이걸 쓰기로 했다.
내 아이클라우드 안에는 세가지 안을 이어붙인 파일이 있다. 볼수록 웃기는데 더 웃기는건 그렇게 이어붙여도 뭐가 뭐지? 하면서 한참 들여다보고 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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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는 원래 안 입힐 생각이었다. 사실 목적이 뭐라도 그려보자 이왕 그릴거면 못그리는 옷주름 그리자 해서 그린거라 옷주름 명암 대충(진짜 대충이다)잡아보고 이거면 됐지 싶었는데
막판에 뭔 바람이 불었는지 컬러 입혀보자 해서 입혔다.
사실 침대시트나 쿠션도 그릴 생각 없었는데 딱히 그릴거 없어서 그거라도 파고 있었다.
레이스 텍스쳐가 없어서 그냥 대충 그렸다. 프로크리에 레이스 브러시 있으면 좋겠다...
뭐 아무튼 그렇게 해서 난생 처음 푸른색 빛이 들어오는 채색을 해보게 되었는데 이거 어렵더라....역시 보고도 못그리겠음...
뭐 여영부영 하긴 했는데 색감이 좀 널을 뛰고 있고... 이게 어떻게 해도 안정이 안 되겠어서 적당한 수준에서 손을 뗐다.
그 이상은 파도 모르겠더라고...
전부 다 그리는데 딱 일주일 걸렸다. 8일부터 시작해서 15일에 끝났다. 그 중 15일은 거의 자잘한 것만 수정했다고 봐도 무방... 한시간도 채 안걸려서.
입술이 마지막까지 마음에 안들어서 고쳐 그렸는데 티도 안나... 맨날 이러더라.
아마 앞으로 자주 이러고 놀듯. 나름 재미있었다.
잘 못그리는 옷주름 따라 그려보는것도, 푸른색 빛이 들어오는걸 그려보는것도 꽤 재미있어서 뭔가 명확하게 이거 그리고 싶다고 생각나기 전까진 나름 재미있게 놀 수 있을듯.
재미있는게 정말 중요함. 취미는 지치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는게 가장 중요함. 안그러면 영영 안하게 됨. 취미니까...
목표는 여전히 나중에 이걸 봤을때 '아 이거 고생 엄청 했었지. 근데 지금보니 되게 어설프다. 그래도 열심히 했었는데'하면서 웃는게 목표.
언젠가부터 그림 그릴땐 늘 이게 목표가 되었다. 이게 가장 즐겁더라. 과거의 내가 못했던걸 현재의 내가 할 수 있을때.
제작년인가 5월에 3월달인가에 그렸던 그림을 보고 '아. 이때 이거 그리고 되게 좌절했었는데 지금은 이게 되네' 하며 기뻤던 이후로는 내내 이게 목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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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이거 올리다가 생각한건데
진짜 스케치에서 회색 바탕으로 바뀌는거 그거 적응 안돼... 이차적으로는 그 회색바탕에 글레이징으로 색깔 입혔을때도 적응 안되는데...
사실 색 입혔을때 그 눈 마주치기 부담스러울 수준의 촌스러움땜에 그동안 스케치에서 바탕 깔았을때의 낯선 느낌을 간과하고 있었는데
저것도 진짜 적응 안되긴 한다... 뭔가 닮긴 닮았는데 아니 같은 그림은 같은 그림이긴 한데... 뭔가 되게... 서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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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나 지금 알았는데 가슴에 포켓 어디갔냐 ㅋㅋㅋㅋㅋ 이걸 며칠을 보고 있고 레퍼런스 사진은 내내 작업할때 옆에 띄워놓고 있었는데 못본거 실화냐 ㅋㅋㅋㅋ
하지만 귀찮으니 안 고쳐 그릴거임... 다음부턴 빼먹지 말고 그려야지.
스케치 보다 깜짝 놀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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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모작을 반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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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6 01:21:13 -
2020.08.05~2021.10.08 / 2021.10.08~20230202 20230203~
2022-02-26 02:07: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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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6 01: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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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6 01: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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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22: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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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8 23:4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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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3 01:10:57